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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소녀단]설인아 선수는 왜 쓰러졌는가? 리버샷(Liver shot)과 애프터 KO의 의학적 의미

by 영혼의 힐링 2025. 9. 20.

권투 경기에서 발생하는 리버샷과 애프터 KO는 단순한 타격이 아니라 미주신경 자극과 아드레날린 분비 변화로 인한 뇌혈류 감소, 뇌허혈, 그리고 뇌진탕까지 연결되는 복합적인 현상이다. 설인아 선수의 경기 사례를 중심으로 복부 타격과 두개골 충격이 어떻게 의학적으로 설명되는지 살펴본다.

 

 


리버샷(Liver shot), 단순한 복부 타격이 아닌 의학적 충격

리버샷은 흔히 복부에 강하게 들어가는 펀치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의학적으로는 훨씬 복잡한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 간 주변은 미주신경이 분포하는 주요 부위로, 강한 충격을 받으면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된다. 그 결과 심박수는 급격히 저하되고 혈관은 확장되어 전신 혈압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뇌허혈이 발생하게 된다. 선수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지고 호흡이 힘들어지는 모습은 바로 이 뇌관류 저하의 징후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맞는 순간이 아니라 몇 초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흔히 지연된 KO라고 불린다. 경기에서 선수들이 복부 타격을 받은 후 3초 정도 버티다 무릎이 꺾여 쓰러지는 장면은 바로 이 의학적 원리로 설명된다.


설인아 선수의 경기와 복부 공격의 전략적 의미

이번 설인아 선수의 경기 극초반 상대는 왼손 복부 공격으로 시작해 오른손 중단, 이어서 얼굴 상단을 가격하는 세트를 준비했다. 특히 왼손 복부 공격이 경기 후반까지 꾸준히 이어진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전략으로 보인다. 상대는 얼굴 공격에 대비가 집중된 설인아 선수의 방어 습관을 간파했고, 복부라는 비교적 방치된 영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실제로 무쇠소녀단의 훈련 영상이나 준결승전 기록을 보면 잽과 원투 스트레이트에 치중하는 모습이 많았지만, 복부 공격이나 복부 방어에 대한 대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설인아 선수는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들어온 복부 원투에 큰 충격을 받았고, 이것이 이후 애프터 KO로 이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들어온 복부 원투 이후 가드가 너무 많이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미주신경 반응과 자기보호 메커니즘

복부 충격으로 미주신경이 자극되면 단순히 통증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계의 강력한 반응이 유발된다. 심박수와 혈압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뇌혈류가 줄어들면 신체는 뇌로 가는 혈류를 보존하기 위해 자동으로 몸을 구부려 머리를 낮추는 반사적 반응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무릎이 꺾이고 신체가 지면 쪽으로 내려앉게 된다. 일종의 자기보호 메커니즘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반응이 남성의 고환 충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남성이 낭심에 충격을 받으면 마찬가지로 미주신경 자극으로 인해 뇌혈류가 감소하고, 몸은 둥글게 말리며 머리를 땅에 가까이 두려는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리버샷은 단순히 배를 맞아 아픈 것이 아니라 신체 전체가 뇌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무너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애프터 KO, 아드레날린 분비의 급격한 반동

설인아 선수가 경기 종료 후 쓰러진 현상은 애프터 KO로 설명할 수 있다. 시합 중에는 극도의 긴장과 교감신경 활성화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복부 타격 상황에서도 그나마 혈압을 끌어올려 뇌혈류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경기 종료 공이 울린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아드레날린 분비가 급격히 감소한다. 그 결과 혈압이 급속히 떨어지고 뇌혈류는 급감한다. 이는 축적되었던 리버샷과 중첩되어 뇌허혈로 이어져 선수는 버티던 힘을 잃고 결국 쓰러진다. 실제로 설인아 선수는 종료 전 10~15초 동안 간신히 버티다가 경기 종료와 함께 몸이 무너졌는데, 이는 애프터 KO의 전형적인 양상이라 할 수 있다.

 

 


하악골 충격과 뇌진탕의 누적

경기 종료 직전 설인아 선수는 복부뿐 아니라 하악골에도 두 차례 강한 스트레이트를 맞으면서 경기가 끝났다. 하악골의 윗부분은 두개골의 얇은 부분과 가까이 연결된 부위로, 충격이 그대로 뇌로 전달된다. 이는 뇌진탕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뇌진탕은 뇌가 두개골 안에서 흔들리며 전기적 신호 전달이 순간 차단되는 상태로, 단순한 충격 이상이다. 경기 종료 후에도 뇌는 수십 분에서 한 시간 이상 뇌가 흔들린 듯한 불안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리버샷으로 인한 뇌허혈과 하악골 충격으로 인한 뇌진탕이 동시에 누적되면서 선수는 더 큰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응급 대응의 중요성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뇌로 가는 혈류량을 회복시키고 뇌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선수 스스로 일어나려 애쓰는 경우가 많다.  설인아 선수도 일어날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 그렇게 하지 않게 해야 한다.  몸을 이완시키고 누워야 한다.  오히려 머리를 들어 올리면 뇌로 가는 혈류가 더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뒤 머리를 낮추고 다리를 들어 올려야 한다. 이렇게 하면 혈액이 자연스럽게 뇌로 향해 뇌허혈을 완화할 수 있다. 최소 수십 분간은 안정된 자세로 두는 것이 좋으며, 머리를 흔들거나 뺨을 때리는 등의 행동은 뇌진탕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선수의 회복을 돕는 현장 대응은 단순한 의학적 지식이 아니라 선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설인아 선수에게 의자에 앉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좀 아쉽다.


앞으로의 대비와 교훈

설인아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눈빛에서 큰 충격과 공포가 읽혔다. 이는 뇌와 신체가 겪은 충격이 단순히 일시적 통증이 아니라 깊은 경험으로 남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사례는 모든 선수와 코치진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첫째, 훈련 과정에서 복부 타격과 방어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둘째, 경기 종료 직후 나타날 수 있는 애프터 KO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절한 응급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복적인 뇌진탕의 누적 효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권투는 기술과 정신력의 경기이지만, 그 이면에는 의학적 지식이 선수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무기가 된다.